소개
안녕하세요! 프론트엔드 개발자 김동규입니다. 저는 현 회사에서 8개월간 총 3번(4월, 5월, 7월)의 테크톡에서 발표자를 맡았었는데요. 제가 테크톡을 자발적으로 맡아서 진행했던 이유와 테크톡을 진행하며 신경 썼던 점들을 공유해 드리려고 해요.
테크톡이 뭐에요?
테크톡(Tech Talk)은 기술적 주제에 대해 발표하거나 토론하는 소통의 장을 의미하는데요. 보통 기술 지식 공유, 문제 해결 및 사례 공유 등에 대한 주제로 소통하고 있어요. 저희 팀에서는 테크톡 발표자를 자발적으로 모집한 후에 한 달의 마지막 주의 월요일마다 발표를 진행하고 있어요.
어떤 주제로 발표했나요?
4월에는 'PNPM의 작동 원리', 5월에는 'V8엔진의 작동 원리와 최적화 기법' 그리고 7월에는 '오픈소스 기여하기' 주제로 발표를 했어요.
4월 발표 당시, 실무에서 PNPM package manager를 사용하고 있었기에 관련된 주제로 발표했어요. 5월에는 V8 엔진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고 싶어 발표 주제로 정했어요. 7월에는 동료 개발자분들에게 '오픈소스 기여'라는 문화를 전파하고 싶어 관련 주제로 발표했어요.
저는 보통 실무에서 경험한 기술들, 제가 평상시에 궁금했던 기술들, 그리고 개발 문화에 대해서 발표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테크톡은 다양한 직무의 분들이 듣기 때문에 특정 직무에 대한 기술적인 발표는 최대한 피했어요. 발표를 듣는 청취자들의 흥미를 어느 정도 유발하고 지루해하지 않을 주제를 선정하기 위해 꽤 신경 써서 정했어요.
발표는 왜 했어요?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는 '발표'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저는 대학 시절부터 발표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남들 앞에 서는 게 두렵지 않았고, 처음 만나게 되는 분들과의 대화가 불편하지 않았어요. 참고로 MBTI는 'ENFP'에요🤣.
팀별 과제에서 팀장을 선호하진 않았지만, 발표는 도맡아 했었어요. 언제부터였을까요? 생각해 보면 대학 2학년 1학기 시절 수강한 'R 프로그래밍 언어' 수업에서 발표가 시작이었어요. 차트를 구현하기 위한 수학적 개념을 익혀야 해서 당시 수업은 굉장히 어려운 축에 속했어요. 그런데 교수님의 지시로 차트를 구현하기 위한 코드 로직과 수학적 지식에 대해 발표하는 자리가 마련되었어요.
40명 정도 되는 대학생들 앞에서 내 가볍고 얕은 지식을 공유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청취자들로부터 들어올 각종 질문에 대비해 'R 언어' 하나만큼은 교수님과 동일한 지식을 가져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자료들을 조사하고 공부했어요.
그리고 그때 느꼈어요. 발표는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얻는 게 더욱 많다는 것을요. 발표가 아니었다면 그렇게 깊이 있게 공부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발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레고처럼 흩어져있던 지식을 예쁘게 정리해서 머릿속의 도서관에 수납하는 과정은 학부 생활 내내 큰 도움이 되었어요.
그래서 자발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앞으로의 나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말이죠.
내가 생각하는 발표하는 자세
제가 본 발표 중에 최악의 발표 형태는 발표자가 발표 주제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없는 경우인데요. 이러한 유형의 발표는 청취자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제 생각에 발표자는 '청취자에게 들려줄 발표 내용보다도 더 많은 내용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다양한 질문들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고 질문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지 않을 수 있어요. 물론 모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모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즉, 발표자는 발표에 대한 책임만 아니라 청취자의 이해를 돕도록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책임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테크톡을 3회 진행하며 신경쓴 점
더 많은 팀과의 공유
6월까지는 저희 팀만 테크톡을 진행했었는데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좋은 문화를 더 많은 분과 소통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7월 테크톡을 진행하기 전에 테크톡 문화를 다른 개발팀들과 같이하고 싶어, 4개의 개발팀에 테크톡 참여 요청을 드렸어요. 다행히 모두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발표 플랫폼 선정
1회차와 2회차 발표 때는 Notion 플랫폼을 사용했었는데요. 텍스트 위주의 발표는 집중도가 떨어지고 발표자의 목소리에 집중하기보다는 모니터의 텍스트에 집중하는 경향이 컸어요. 저는 발표 시간을 보통 20~30분 사이로 잡는데, 시간 내내 청취자들의 집중을 저에게로 집중시키고 싶었어요.
그래서 3회차 발표 때는 Canva 플랫폼(Web에서 사용할 수 있는 PPT)을 사용했어요. 그림 위주의 자료와 적절한 애니메이션을 섞어서 발표를 진행했어요. 확실히 Notion을 사용하기 전보다 집중도가 더욱 높아진 게 보였어요. 앞으로의 테크톡에서는 무조건 Canva를 사용하려고 해요.
신뢰성 확보
저는 1회차~3회차 테크톡 모두 제 의견을 뒷받침하는 증거 자료들을 청취자들에게 보여줬었는데요. 발표를 듣는 분들이 개발자라는 직무를 가진 만큼, 원인과 과정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던 것 같아요.
PNPM 발표 때는 pnpm store를 파헤치고 nodejs가 모듈을 해석하는 방법을 보여줬었어요.
V8 엔진 발표 때는 토큰화 구조와 AST 구조, Ignition 인터프리터가 보여주는 bytecode와 TurboFan/SparkPlug 컴파일러가 보여주는 기계어들을 실제로 실행시켜 보여줬었어요.
오픈소스 발표 때는 실제로 제가 기여했던 방법들을 보여주고 개발 트렌드를 오픈소스가 어떻게 이끄는지 eslint-plugin-import의 이슈를 예시로 들며 신뢰성을 얻었어요. 청취자는 발표자에 대한 신뢰성을 잃어버리면, 집중도가 급격하게 떨어져요. 발표자가 말하는 모든 내용이 거짓말이거나 근거 없는 자기만의 생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저는 테크톡에서 신뢰성을 최대한 잃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어요.
3회차 테크톡 리뷰
3회차, '오픈소스 기여하기' 주제로 테크톡을 약 31분간 진행했고 총 18분이 참석해 주셨어요. 확실히 청취자 수가 많아질수록 긴장도가 높아지더라고요. 그래도 듣는 분들이 많으니 발표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이번 테크톡을 위해 일주일 동안 PPT를 총 43장을 준비했어요. 열심히 준비한 만큼 테크톡도 만족스러웠어요.
그리고 이번 테크톡을 통해서 단 1분이라도 오픈소스 기여에 관심을 가지면 정말 성공적인 테크톡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요. 불과 발표가 끝난지 10여분 만에 이슈레이징에 관심을 갖고 저에게 연락해 주신 분이 계셨어요!
오픈소스 기여 문화 전파에 첫걸음을 내디딘 것 같아서 정말 기분 좋은 하루였어요.
테크톡 발표를 주저하는 분들을 위한 한마디
제 주변에는 테크톡 발표를 하고 싶은데 '내가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 때문에 하지 않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발표 자료를 만드는게 귀찮은 게 아니라면, 발표를 진행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만약,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다면 그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어요. 매우 큰 수확이에요.
또한, 테크톡에서 전달하는 내용을 청취자들은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아요. 저도 그렇고 제 주변의 개발자분들은 테크톡을 통해 이런 게 있구나 라고 인식하고 개인적인 리서치를 통해 지식을 완성해 나갑니다.
그러니 주저하지 마세요.
마무리
상반기 회고록에서 하반기에는 매달 테크톡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목표에 차근차근 다가가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8월의 테크톡에서는 어떠한 주제로 발표할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제 글을 읽고 테크톡 발표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으신 분들 모두 힘내세요!